트럼프, 이민개혁 '깜짝' 지지…의회 지도부 초청 회의서 밝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불법체류자의 시민권 취득까지 허용하는 포괄적 이민개혁에 대한 지지 의사를 처음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20명의 민주·공화 양당 의회 지도부를 초청해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이민정책 관련 회의를 하던 중 포괄적 이민개혁(comprehensive immigration reform)을 위해 "내가 (강경 보수파로부터의) 비난을 감수하겠다(I'll take the heat)"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날 2단계에 걸친 이민정책의 해법을 제시하며 두 번째 단계에서 자신의 지지층인 공화당 강경 보수파가 극렬하게 반대해 온 포괄적 이민개혁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앞서 1단계로는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 수혜자들을 구제하는 방안과 남부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예산에 대한 승인을 연계하는 '사랑의 법안(bill of love)'을 제안했다. 그는 특히 "나도 장벽을 건설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도 "하지만 장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은 임시 정부 예산안의 만료 시한이 오는 19일로 다가옴에 따라 '셧다운(정부 폐쇄)'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요구하는 DACA 수혜자 구제 법안과 대통령과 공화당이 요구하는 국경 장벽 건설 예산 승인을 연계해 처리하는 합의안 마련을 위해 이뤄졌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 당시 도입된 DACA 프로그램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동으로 오는 3월 5일이면 종료되기 때문에 그 전에 70만여 명에 이르는 '드리머(dreamer)'들을 위한 구제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모임에서 국경 장벽 건설 외에도 그 동안 주장해 온 가족 초청 연쇄 이민의 제한, 추첨 영주권 폐지 등의 조건을 여전히 내세웠지만, 1100만 명에 이르는 불체자들에 대한 구제책에 대해 처음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백악관 회동을 마친 양당 지도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1단계 이민법안에 '드리머' 구제, 국경 장벽 건설, 가족이민 개혁, 추첨 영주권 프로그램 변경 등 4가지 사안을 포함시켜 오는 3월 5일 이전에 통과시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공화당의 존 코닌(텍사스) 상원 원내총무,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 민주당의 리처드 더빈(일리노이) 상원 원내총무, 스테니 호이어(메릴랜드) 하원 원내총무가 법안 진척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덧붙였다. 박기수 기자 [email protected]